네덜란드 서부에 위치한 헤이그(The Hague)는 행정 수도로서, 암스테르담과는 또 다른 차분하고 품격 있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도시입니다. 정부 기관과 국제기구들이 위치한 도시답게 도시 전반에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정치·외교적 무게감이 함께 흐릅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름다운 해변, 수준 높은 미술관, 역사적인 건축물도 풍부해 관광지로서도 뛰어난 매력을 자랑합니다. 헤이그를 방문한다면 꼭 들러야 할 대표 명소 3곳을 소개합니다.
평화궁 (Peace Palace / Vredespaleis)
헤이그를 대표하는 상징이자 국제 평화를 상징하는 장소, 평화궁(Peace Palace)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입니다. 이곳은 국제사법재판소(ICJ)와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자리잡고 있는 국제법의 중심지이며,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1913년 카네기 재단의 지원으로 건립된 이 건물은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이 혼합된 우아한 외관을 자랑하며,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도 매우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평화궁은 일반 관광객에게도 일정 시간에 맞춰 투어가 제공되며, 내부 견학 시 전 세계에서 기증한 예술품들과 역사적 유산들을 볼 수 있습니다. 부속 박물관에서는 국제법의 역사와 평화궁의 설립 배경, 그리고 현재의 활동 등을 흥미롭게 배울 수 있어 교육적인 관광지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넓은 정원과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세계 평화에 대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뜻깊은 장소입니다.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 (Mauritshuis)
예술 애호가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명소가 바로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입니다. 이 미술관은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 회화를 전문으로 하는 소규모 미술관으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소장품의 질은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합니다. 이곳에는 요하네스 페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렘브란트의 툴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 프란스 할스, 얀 스테인 등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이 다수 전시되어 있습니다. 마우리츠하위스는 고풍스러운 클래식 양식의 건물로, 내부 전시 공간은 아늑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람객들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도 충실해, 단순히 그림을 보는 것을 넘어서 당시의 문화와 역사까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술을 통해 네덜란드의 정신적 깊이를 느끼고 싶다면 이곳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스헤버닝겐 해변 (Scheveningen Beach)
헤이그는 행정과 예술의 도시일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해변 도시이기도 합니다. 도심에서 트램이나 자전거로 약 15분 거리에 위치한 스헤버닝겐 해변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변 중 하나로,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휴식처입니다. 길게 뻗은 백사장과 유럽 특유의 넓은 보드워크, 그리고 다양한 해양 스포츠 시설이 갖춰져 있어 사계절 내내 활기가 넘칩니다. 여름에는 일광욕과 서핑, 가벼운 해변 산책이 인기이며, 겨울철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따뜻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해변 카페들도 즐비합니다. 특히, 스헤버닝겐 부두에는 대형 관람차와 번지점프 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해변을 조금 더 역동적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예술과 역사 속에서 차분한 시간을 보낸 후, 스헤버닝겐 해변에서 여유롭고 활기찬 분위기를 느끼는 것은 헤이그 여행의 균형을 완성시켜 줍니다.
결론
헤이그는 단순한 행정 중심 도시를 넘어, 국제적인 시선에서 다양한 가치를 품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평화궁에서 느끼는 세계 평화의 의미,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서 만나는 네덜란드 회화의 정수, 그리고 스헤버닝겐 해변에서의 여유로운 휴식까지—이 세 장소는 헤이그의 다면적인 매력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대표적인 명소입니다. 네덜란드 여행 중 암스테르담의 북적임과는 또 다른 차분함과 품격을 원한다면, 헤이그는 훌륭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정치, 예술, 자연이 균형 있게 어우러진 이 도시에서의 하루는 분명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